안녕하세요. 서점 리스본입니다.
지금은 정동에 있는 리스본 클라스에서 편지를 씁니다.
잘 지내셨을까요?
금요일 오후 정동은 고요하고 서점 안에는 행동이 조심스럽고 표정이 단정한 사람들이
잠시 들렀다가 떠납니다. 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담벼락엔 코모레비가 일렁이고요.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늘 궁금한 마음입니다.
문득 들러서 안부 건네주시면 반가울 겁니다.
리스본 클라스를 열고 많은 분들이
인스타그램은 번잡하고 불편하니 메일로 행사 소식을 받아보고 싶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작게 회원 카드를 만들어 서점 구석에 놓았더니
작성하여 건네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 분들을 포함하여
메일을 띄웁니다. 서점의 안부도 전해보려 합니다.
서점은 잘 있습니다. 연남점은 학생들이 시험 때가 되면 조용해졌다가
시험이 끝나거나 방학이 되면 다시 바빠지는 형태로 흘러갑니다.
계절이 깊어지면 붐비다가 계절과 계절 사이에는 고요해지기도 합니다.
처음 서점을 시작할 때
오래된 서점 주인들은 어째서 그토록 평온하고 넉넉한 표정과 심성을 가졌을까
저리 예민하면서도 어떻게 사람들을 넉넉히 품을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10년이 되자 저 역시 한 조각 정도는
그 마음을 알 것도 같아집니다.
계절은 흘러가고, 추웠던 것은 더워지고, 앙상하던 것은 풍성해지고,
출렁거리면서도 우리 또한 계절을 따라 흘러가니
어려워도 흘러가고 눈물이 나도 흘러가다 보면
좋은 곳에 이르기도 한다는 것을 서점을 하며 보내는
10년 동안 몸으로, 마음으로, 머리로 알게 된 듯도 합니다.
여러분의 하루는 어떨까. 자주 생각합니다. 실은 매일 생각합니다.
매일 많은 손님들을 만나면서도, 리스본 사람들은 언제나
저에게 그리운 사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5월의 남은 행사 소식 간략히 전해드릴게요.
* 오늘은 이상협 아나운서 (KBS 클래식 FM <당신의 밤과 음악> DJ 이며 시인입니다.)와 함께 리스본 클라스 라디오 열어봅니다. 소리로 떠나는 포르투갈 여행. 제목은 <Listen to Pessoa>입니다. 페소아의 문학과 이상협 DJ가 포르투갈에서 따온 현장음, 그리고 음악이 곁들여질 겁니다. 오픈 첫날 만석이라 대기를 원한 분들이 많았으니 기회를 봐서 한 번 더 자리를 마련해보고 싶네요. 다음에는 놓치지 마시라고 여기 적어둡니다. |